1_morrie
2026-03-02 00:07:41
5830文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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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프가 죽는 미래를 본 스티븐





눈을 떴을 때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과 눈이 마주친다. 아니, 시선이라기엔 애매하다. 레오나르도 워치는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항상 눈을 감고 있으니까.
갑작스레 병실 냄새가 코를 훅 찌른다. 스티븐은 아직 덜 깬 머리로 결국 쓰러졌나, 라고 감흥 없이 상황을 분석한다. 전투에 익숙한 스티븐에게는 익숙한 장소다. 그러나 전투원이 아닌 일반인에게는 다가오는 장소의 무게가 다른지 가만있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보던 레오가 묻는다.

“재프 씨를 불러드릴까요?”

왜 그 녀석의 이름이 나오지. 스티븐이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부르지 않아도 상관없어.”
“하지만……,”

레오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 조금 전에 스티븐 씨가 재프 씨를 부르셨거든요.”
“내가?”
“네, 그래서 혹시 나쁜 꿈이라도 꾸셨나 하고요.”

스티븐이 눈을 깜박였다. 이 소년은 누군가를 곯리려 말을 꾸며내는 성격이 아니다. 머리가 어지러워 이마에 손을 얹자 얼굴에 닿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한층 강해졌다.

“됐어. 무슨 꿈을 꾼 것 같긴 해도 벌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서 말이지. 별 것 아니었을 테니 걱정 말게.”

레오가 떨떠름하게 그런가요, 하고 물러나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문자를 치는 소리가 다급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재프에게 스티븐 씨가 재프 씨 때문에 악몽을 꾼 것 같아요, 같은 문자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맞는 말이지만, 맞는 말이라 그렇게 곧이곧대로는 안 된다. 스티븐이 손을 저었다.

“정말로 괜찮으니 재프는 부르지 마.”
“아, 아니에요. 사실 교대할 시간인데 아직도 안 온 거거든요. 스티븐 씨가 찾는다고 하니까 바로 읽었네요. 아마 곧 도착할 거예요.”

그 말은 방금 상상한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스티븐의 의도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는 지금은 정말 부르면 안 되는 거라고 말해줄까 하다가 그만둔다. 이 작은 소년이 아직 제대로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상사를 혼자 간병하게 두고 싶지 않아서다. 그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흘끗흘끗 벽시계를 보던 레오가 재프 씨가 곧 도착한대요, 라고 말했다. 스티븐은 몇 분 정도는 혼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그를 보냈다. 그는 스티븐 씨도 알고 계시겠지만 의사를 부르는 버튼은 머리맡에 있습니다, 하고 걱정이 담긴 말을 남기고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나갔다.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스티븐은 말에서 묻어나는 배려를 뒤늦게 떠올리고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혼자가 된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근심을 의사의 처방전이나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티븐은 재프를 볼 준비가 아직 안 됐다.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능숙하게 대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막상 재프를 대면하자 입에서 교묘한 거짓말이 술술 흘러나왔다. 이런저런 수식어를 섞었지만 요약하면 과로한 나머지 헛것을 본 것 같다는 말이었다. 재프는 의심하는 기색 없이 그렇게 과로하니까 그렇죠, 하고 잔소리를 했다.
재프는 곧 못마땅한 것처럼 스티븐이 쓰러졌을 때 벌어진 소동이 얼마나 요란했는지 말하기 시작했다. 스티븐은 그것을 들으며 자주 과로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