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아 - 마슈&데이비트
시계탑 - 올가마리&키르슈타리아
후유키 - 로마니&마리스빌리
제 메모장에 적혀 있던 건 위의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인물선정 기준은 제 개인적인 의견에서 해당 연도에 '별을 찾고 있는(ing) 사람과 별을 찾은(ed) 사람'이었습니다.
칼데아와 연관된 사람을 고르려면 다빈치라든가... 홈즈라든가... 시온이나 레프도 있고... 참 많겠지만, 각각 아군 측과 빌런 측에서 고른다는 느낌으로 선정한 결과입니다. 빌런으로 등장했다 해도 그들 또한 자기만의 별을 따라 걸어가던 사람들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책 제목은 마지막까지 정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페그오 책이니까... 전통에 따라 여섯 글자 제목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제 다른 책이랑 세트로 맞춰도 되지 않나? 싶어졌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범프오브치킨의 천체관측을 들었는데, 잘 들어보니 이거... 페그오랑 굉장히 잘 어울리는 가사더라고요. 언뜻 보면 사랑노래 같지만 실은 이것도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별을 찾으러 가는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제일 앞장에 넣었습니다. 원래는 앞장에 '저마다의 별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라고 적을 예정이었습니다.
각 에피소드의 연도는 페그오 연표를 다시 정리한 뒤에, 각 에피소드가 일어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를 제 나름대로 골랐습니다. 나중에 공식이랑 설정 충돌 일어나도 저는 이제 모릅니다. 눈 질끈 감기.
이야기 순서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컨셉이기도 하고, 첫 에피소드에서는 마슈 시점에서 본 로마니 얘기를 하고, 두 번째에서는 올가마리 시점에서 본 마리스빌리 얘기를 하고, 마지막에는 앞에서 언급된 두 사람 본인들이 나온다는 느낌을 생각했습니다. 비슷한 느낌으로 올가마리랑 키르슈타리아가 첫 에피소드에서 언급되기도 합니다.
각 에피소드의 시작은 메인이 되는 주인공들의 풀네임으로 시작하고, 조금 뒤에 서브 주인공의 풀네임도 언급되도록 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굳이 논커플링으로 작성한 이유는, 인물들간의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이 책만큼은 인물들 개인에게 초점을 두고 보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각 장의 도비라 뒤에 적힌 하얀 글씨들은 두 인물들 중 누구 시점에서 쓰인 건지 헷갈리는 것을 의도하고 썼습니다. 제 기준에서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을 만한 요소들을 제 나름으로 빚어서 넣은 도입부입니다.
각 에피소드에서 메인으로 다뤄지는 소재는 별을 찾은(ed) 사람들이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찾고 있는(ing) 사람들이 그 잃어버린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컨셉으로 구상했습니다. 실은 첫 에피소드인 마슈랑 데이비트 얘기를 꽤 예전부터 생각해뒀어서, 그에 맞춰 다른 이야기들도 만들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이하 에피소드별 설명.
마슈도 데이비트도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인간 같은 삶을 살지 못한 애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주장4를 보면서 이 둘이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슈는 10살에 소환실험을 당했고, 데이비트는 10살에 유물을 만난 점도 비슷하고요. 마침 둘 다 보라색이 어울리는 애들이죠.
이 에피소드는 데이비트가 다뤄지는 만큼 미스테리어스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괴담 느낌으로요. 그리고 칼데아에서 괴담이라고 하면 역시 로스트룸이겠죠. 로스트룸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꿈이 겹치는 공간이니, 이곳에서라면 데이비트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과거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슈도 작고 귀여운 우리의 후배지만, 묘하게 대문자 T스러울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이 데이비트랑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마슈 시점에서 본 데이비트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나쁘진 않은 사람 정도이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마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데이비트는 기억하는 일화가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선을 믿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의 메인 소재는 그림자였습니다. 데이비트를 구성하는 상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올가마리는 자기가 후계자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키르슈타리아가 훨씬 유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키르슈타리아는 올가마리를 그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2부 5장 인트로 부분에서 키르슈타리아가 이성의 무녀를 향해 하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이걸 올가마리에게 하는 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약동 오프닝 영상에서는 키르슈타리아가 올가마리를 신경 쓰는 장면이 있고요. 그래서 사실 저는 공식에서 이 둘 얘기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근데 없네요??? 로엘모 쪽에서는 뭔가 나오고 있지만 그건 페그오랑은 다른 세계선의 얘기고... 그래서 제가 알아서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처음에 만난 올가마리는 히스테릭하기만 한 상사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가마리는 실제로 유능했고, 어떤 모습이 되어도 질서 성향을 유지합니다. (어떤 모습에서도 질서 성향을 유지하는 모르간처럼요.) 마리스빌리와의 대화 장면에서도 이런 인상을 강하게 받았어요.
이 책은 정말 제 개인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그래서 제가 올가마리의 얘기를 보며 공감했던 점, 그럼에도 페그오라는 이야기를 통해 제가 얻을 수 있었던 점을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메인 소재는 목걸이였습니다. 키르슈타리아의 과거 회상에 나오는 그 목걸이입니다. 세세한 설정은 제가 날조했어요.
솔로몬과 로마니 아키만이 중첩된 상태의 어떤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 마리스빌리 아니무스피어가 어떤 인간이었을지 제시하고 싶다. 이게 제가 이 에피소드를 쓰면서 가졌던 생각의 전부입니다.
저는 마리스빌리는 어디까지나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죽은 사람이지만, 그 실체는 로마니보다 솔로몬에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된 직후의 솔로몬은 마리스빌리에 가장 근접했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장 직후에 했었네요.
마리스빌리가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유일한 세계선은 페그오죠. 하지만 그 페그오에서조차 이미 고인이고, 종장이 끝난 지금은 정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건 로마니도 마찬가지고요. 인간을 사랑했을 뿐인 덧없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습니다.
마리스빌리 관련으로 제가 고민하던 이야기는 링크를 첨부합니다. 이번 책을 쓰기 위해 혼자 고민하던 내용이에요.
https://fse.tw/XWhYcNIx
이 이야기에서는 로마니의 시점을 통해, 페그오가 말하는 인간의 정의를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나우이 믹틀란과 아키타입 인셉션에서 말하던 바로 그 내용이요. 반박은 자유입니다. 오히려 저는 해주셨으면 좋겠고, 저는 어디까지나 저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저의 최선을 제시했다는 말만 남깁니다.
그럼 이 이야기에서 잃어버리는 건 뭐냐... 라고 하신다면, 저는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로마니가 진정한 의미에서 로마니 아키만이 되는 순간, 마리스빌리는 유일했던 친구를 잃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에피소드는 책을 처음 구상할 때만 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종장을 보고 나니, 칼데아 얘기를 하는데 이 인물을 빼서는 안 될 것 같았고, 마침 구체적으로 원하는 장면이 떠올라 준 덕분에 하루만에 뚝딱 썼습니다.
편집을 그렇게 한 이유는...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뒤집을까? 하게 돼서 뒤집었습니다. (진짜임)
의도를 말하자면, 그 인물은 이제 우리가 알던 그 인물이 아니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은 채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조금은 바보 같고 웃긴 이야기를 목표로 했습니다.
그 외에도 썰을 풀려면 끝도 없겠지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같네요. 이걸 다 책에 넣었다간 후기만 몇 페이지 나오게 생겨서 그냥 뺐습니다.
여담으로, 이 책은 후기부터 써놓고 시작한 책입니다. 그러니까 그 글은 사실상 도입부예요. 저도 이제 페그오 9년차 유저가 되었는데, 지난 몇 년간 울고 웃고 화내기도 하던 마음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책이라면 기쁠 거예요.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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