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중의 아버지는 사별 후 재혼, 그리고 그 재혼상대가 홍중에게는 새어머니고 민기에게는 친할머니
그 새어머니는 자수성가해서 엄청난 재산의 소유자였고 홍중의 아버지와는 어떻게 만남이 이어져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음. 시작은 사랑이었지만 워낙 배경이 차이났던 탓에 곧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되는데, 하필 그때 아버지가 뺑소니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혼 당시에 받았던 위자료는 전부 병원비로 탕진.
몇차례 반복된 대수술을 견뎌내지 못하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렇게 홀로 남겨진 홍중, 보호자가 없어 보육원으로 맡겨지기 전 무작정 찾아간 것이 새어머니의 집
(2) [첫만남] / 홍중(17) 민기(4)
계절은 한겨울, 그 단독주택 마당에는 소복하게 눈이 쌓여있음.
내리는 눈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마당 한가운데 서있는 홍중, 그리고 통창으로 이루어진 거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것은 새어머니와 이복형제(홍중의 아버지와 재혼하기 전에 생긴 자식들, 나이는 위로 한참 차이남) 들이 언쟁하는 모습
그 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대충 눈치챔. 아무리 이혼으로 다 끝난 관계이고 어떤 혈연 관계도 아니지만,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 유산의 파이를 깎아먹을 지도 모르는 홍중의 존재가 달갑진 않았을 것이므로..
큰걸 바라는게 아닌데. 그냥 성인이 될 때까지 법적 보호자로 이름만 올려달라는 것이 홍중의 요구였고 거기다가 원룸 얻을 보증금까지 지원해주면 좋고.. 였지만 저 이복형제들은 홍중이 그 외에 꿍꿍이가 있다고 확신하는 듯 했음.
그냥 빨리 결론이나 났으면 좋겠다. 숨을 내뱉을 때마다 눈 앞에서 사그라지는 연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현관문이 빠끔 열리더니 그 사이로 아장아장 걸어나오는 아기
…?
이렇게 작은 아기를 가까이에서 본 건 처음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홍중이 바짓자락 붙잡고는 빤히… 올려다보는 아기 밍기..
두툼한 겨울옷 차림(아 토끼귀 달린 겨울 우주복 입히고싶당)이긴 하지만 내내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찬 바람을 맞으니 에취 하고 재채기까지 하는 아기, 이러다 탈이라도 날까봐 일단 아바바 거리는 애 안아서 열린문 안으로 들어가는 홍중
일단 급히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허락을 받은 건 아니니 애만 돌려주고 바로 나오려고 했는데, 하필 그 순간 새어머니랑 눈이 마주치기
그제서야 애가 혼자 집 밖으로 탈출했다는 거 알아채고 이복누나는 깜짝 놀라 난리를 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새어머니는 홍중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넌 어떻게 하고 싶니?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걸 직감해서 말을 고르는 홍중, 원래 준비했던 말이 있었지만 부지런히 바닥을 기어다니는 아기를 보고 갑자기 어떤 충동이 일어서 에라 모르겠다, 일단 질러봐야겠다 싶어짐
이 집에서만 지내게 해주세요. 다른 지원은 필요없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바로 나갈게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새어머니의 사업가 마인드는 예전부터 아버지한테서 누누이 들었던 것이어서 놀랍지는 않았음
공짜로 해달라는 것 아닙니다. 전부 갚을 수 있어요.
그 자신감의 근거는?
이래봬도 꽤 모범생이라서요. 성적표 보여드릴까요?
이복형제들은 말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이제 생판 남인데 그런 배려를 해줘야 할 이유가 뭐가 있냐며 길길이 날뛰었지만 성적표를 눈으로 확인한 새어머니는 밑지는 장사도 아니니 이미 결정을 내렸고..
(3) 홍중(18) 민기(5) ~ 그리고 그 이후
‘진짜’ 잠 자는 것 빼고는 전혀 지원받는 것이 없어서 알바로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는 홍중, 어떤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이복누나 부부가 동시에 사망 -> 할머니 집에 맡겨진 민기
당연히 민기를 돌봐주는 도우미 이모들은 24시간을 쪼개어 교대로 있었지만 그래도 같은 집에서 지내다보니 주변에서 아장아장 돌아다니는 아기가 자꾸 눈에 밟히고..
밥을 대신 먹이는 날도 잦아지고 비 오는 날이면 애가 무섭다고 홍중의 침대로 찾아오니 같이 자는 날도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민기에게 너무 정이 붙어버린 홍중이…
너무 어릴 때 부모를 잃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그게 꼭 자신같기도 하고, 그래서 긴 고민 끝에 새어머니에게 새로운 제안하기
제가 민기 키울게요. 그러니까 대학교까지만 지원해주세요.
처음 얘기와는 달랐지만 당당하게 요구함. 알바를 그만두는 대신 그 시간을 민기에게 쏟으면 된다는 계산이었고, 1년 사이에 홍중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축적되어 있었던 데다 저 놈을 잘 키워서 나중에 마구 굴려먹겠다는 심산이 있었던 새어머니는 그 제안을 수락함
그렇게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입시준비와 동시에 육아가 겹친 극한상황, 하지만 그걸 해내는 김홍중 (사실 말도 안되는데 홍중이라면 어떻게든 하지 않을까 싶고 넘나 판타지적인 설정이긴 함 하지만 김홍중이니까…? 의 반복)
그렇게 국내 유수의 대학교에 전액 장학금으로 합격하고 나서도 대학생 시절 내내 김홍중의 육아는 이어졌으며… 혹시 다른 대기업에서 채어 갈까봐 자신의 회사에 들어앉히면서, 친손주까지 홍중에게 입양 보냄으로서 전적으로 맡기게 되는 새어머니
(4) 그외
졸업하자마자 새어머니 회사에 취업한 홍중, 처음은 말단에서 시작했지만 초특급속도로 진급해서 그가 창업주 일가에 속해있다는 건 사내에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음 / 하지만 피가 안 섞인 고딩 아들이 있다는 건 아주 일부 고인물(ex. 이 팀장)만 알고있는 비밀
홍중 취직 후 어느정도 자리잡고.. 정식으로 입양 절차를 마쳤을 때가 민기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그 나이면 웬만한 건 다 알 때라서, 그 전까지는 계속 형이라고 부르다가 처음으로 아빠라고 불러줌. 홍중 그자리에서 오열, 밍기는 의젓한 아이로 남고 싶어서 그때는 꾹 참았지만 자신의 방에서 이불 덮어쓰고 민기도 한참 울었음
홍중과 민기가 사는 집은 오롯이 홍중이 스스로 번 돈으로 장만한 것
아무리 피도 눈물도 없다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 지척에서 지켜봤더니 정이 붙어서(똑똑하니 일도 잘하고 필요할 때마다 본가와 관련된 일도 척척 해결하니 안 예뻐할 이유가 없음) 새어머니는 홍중에게 한도 없는 블랙 카드를 만들어 줬지만 홍중이 사적으로 그걸 쓴 적은 한번도 없고 그 카드는 그대로 민기에게 넘어갔음
처음 취직했을 때부터 홍중은 민기 이름으로 된 적금 통장을 만들었는데 한번도 빼먹지 않고 아직도 넣고 있음. 그리고 그걸 민기도 알고 있는데, 언젠가 저 통장이 자신에게 넘어오면 그 돈을 그대로 투자해서 몇 배로 불려서 아빠한테 돌려줘야지 하는 꿈을 가지고 있음 (다른건 다 잘하지만 유독 투자에는 약한 홍중이라 가지고 있는 주식들은 죄다 파란불..)
아침에 민기가 밥도 안먹고 급하게 나가는 이유는 버스 정류장에서 윤호랑 만나기 위해.. 가끔 운 좋으면 골목길에서 짧게 뽀뽀하기도 하고 정류장에서 십분정도 꽁냥거리다가 서로 다른 버스 타고 헤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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