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upinet
2024-10-17 00:21:21
1473文字
Public オベキャス小説
 

good morning

존재 고정

오베론이 무방비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아마 그 역은 많았을 테지만.
알트리아는 조용히 그가 누워 있는 소파 옆에 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며 관찰했다. 여름이 지난 지금에도 그가 입고 있는 흰색 파카는 돌려 받을 수 없었다. 아니, 앞으로도 돌려 받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저 얄미운 입만 다물면 오똑 솟은 콧대도, 자기보다 얇고 길게 뻗은 속눈썹도 미려해서 그가 생긴 것만큼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소년임을 새삼스레 상기하게 된다. 그런 미소년이 소리 없이 잠들어 있는 모습은 마치.
‘잠자는 숲 속의 왕자님.‘
마녀의 물레에 찔려 영원한 잠에 빠진 공주가 왕자의 키스를 받으면 깨어난다는 내용의 범인류사의 동화였다. 범인류사의 문물들이 수입되었던 요정국에도 비슷한 동화는 있었던 것 같았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보다는 왕자님의 키스로 세상에 모스 바이러스가 창궐해 주인공이 모스를 도륙하고 다니는, 인간 세상의 기준에서는 다소 B급 슬래셔 무비에 더 가까운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를 엮는 이야기꾼 요정들의 정신세계란 대개 제정신이 아닌 법이었다.
쓰레기가 가득한 방과 대조되게 낮의 모습을 한 오베론이 혼자 곱게 잠들어 있는 모습은 평화로운 분위기보다는 그 오베론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이 부조화스럽게 느껴졌다. 오늘도 딱히 그와 뭔가를 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번트에게 부여된 정주된 시간이 따분하게 느껴질 때는 같은 처지인 그에게 와서 더러운 방을 청소하라며 그를 달달 볶거나, 틀어박혀 있기 일쑤인 그에게 같이 놀자고 칼데아에서 빌린 오락거리들을 가져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명 활동이 자아내는 규칙적인 숨소리도 심장의 고동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물레 바늘에 찔린 동화 속 공주처럼 그에게 영원한 잠의 저주가 내린 것만 같았다. 그는 여기에 존재는 하되,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자기는 공주님을 구하는 왕자님이 아니지만.
‘어차피 아무 일도 안 일어날테니까.’
괜찮다. 그는 그냥 금방 깨어날 수면을 취하고 있는 것이고 키스로 모스 바이러스가 창궐할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알트리아는 그의 존재가 이 곳에 있다는 걸 지금 바로 확인하고 싶었다.
알트리아는 오베론의 뺨에 가볍게 쪽 소리를 내며 입맞췄다. 몰래 입술에 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우니까.
”알트리아 말야, 이런 쪽으로는 꽤나 대담하구나.“
“오, 오, 오, 오베론. 어, 언제부터 깨어 있었어?”
알트리아는 당황해서 귀까지 새빨개진 채 되물었다.
“언제부터라니, 당연히 입맞춤으로 깨어난 게 아니겠어?”
거짓말이다. 새빨간 거짓말이야.
“거, 거짓말! 처음부터 깨어 있었잖아. 다 알고 있었지?”
히죽히죽 뻔뻔하게 웃고 있는 그의 표정이 정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모르는 자신을 놀리려는 그가 얄밉기 그지 없었지만, 그래도 그가 이 곳에 있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깜짝 놀래킨 건 언젠가 갚아주겠지만!














요약: 아빠 안 잔다